역사 속에 나오는 버섯 이야기
화석에서 발견되는 버섯들
1990년대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발견된 호박(amber)이라는 보석에서 거의 완전한 모습의 한 버섯이 (Coprinites dominicana Poinar & Singer; 주름버섯류에 속하는 버섯이예요) 발견되었습니다. 호박은 우리가 먹는 그 호박이 아니고, 나무에서 나오는 진액들이 굳어져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예쁜 노란 빛이 나는 보석입니다. 이 호박 속에 있는 버섯은 우리가 알고 있는 버섯과 아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호박에서 발견된 버섯뿐만 아니라 여러 사암(sandstone)에서 발견된 화석에서는 버섯을 이루는 균사들이 발견되어서 버섯에 대한 연구에 많은 정보를 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버섯은 아주 먼 옛날부터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때로는 식물이나 동물들을 썩어서 분해하기도 하고 식물들과 공생하면서 서로 영양성분들을 주고 받으며 살아 갑니다. 또한 여러 동물들에게 먹이 자원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에 버섯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 까요? 오래된 나무와 죽은 동물들이 썩지 않고 그대로 있었을 것입니다. 버섯은 지구를 정화하고 여러 동식물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생태구성원입니다.
성경 기록 속에 나오는 버섯?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이집트에서 나와 광야 생활을 합니다. 그 때 그들이 먹었던 것에는 ‘만나’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사막이 많았던 곳에서 이스라엘 민족들이 먹었던 ‘만나’는 무엇이었을까? 성경에는 만나가 어떤 것인가 하는 것에 여러 단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침 땅 위에 이슬이 깔려 있던 곳에서 흰 서리 같은 작고 둥근 것이라고 나와 있었고, 또한 태양 아래에서는 녹아 내리고, 채집하고 나서 다음날 아침까지 남겨두면 거기서 벌레가 생기고 냄새가 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만나는 고수풀 씨 같이 희고 맛은 꿀로 만든 과자 같았다고 합니다.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으면서 먹을 수 있었던 ‘만나’는 흥미롭게도 지금의 우리가 알고 있는 ‘버섯’과 상당히 유사한 특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역사 속에 나온 버섯들
진시황 (BC. 259~BC. 210)은 중국 대륙을 처음으로 통일한 황제입니다. 그는 불멸의 생명을 준다는 불로초를 찾기 위해 여러 사람들을 많은 곳으로 보냈습니다. 이 불로초가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영지’ 버섯의 다른 이름이기도 합니다. 영지를 먹었을 때 진짜로 영원한 생명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중국, 일본 등의 동아시아에서는 오래 전부터 약용으로 쓰였습니다. 영지버섯은 단단하면서 붉은 빛을 띠는 진한 갈색인 대와 어린 시기에는 노란 빛을 띠다가 성숙하면 진한 갈색을 띠는 단단한 갓을 가진 버섯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름에서 가을시기에 볼 수 있습니다.
약용으로 쓰이는 버섯에는 상황버섯, 말굽버섯, 동충하초, 꽃송이버섯 등을 비롯해서 많은 버섯들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약용버섯으로부터 유용한 물질들로 분리해 내서 많은 약들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 중에서 동충하초의 경우 중국에서는 녹용, 인삼 등과 함께 3대 한방 약재로 진귀하게 여겨졌고, 황실요리에 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중국 당나라 때 (AD 620년경) 처음으로 문헌기록이 있고 나중에 예수회 소속으로 중국에 파견됐던 신부 페레닌(Perennin)이 1723년 프랑스로 귀국하면서 유럽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이집트 벽화, 아즈텍 문명에서 발견된 버섯 모양의 토기, 인도 신화에 나오는 버섯들
고대이집트에서도 고대중국에서와 비슷하게 버섯이 불멸의 식물로 믿어졌습니다. 그래서 버섯은 이집트의 고위 귀족들만이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또한 ‘신들의 음식’이라 해서 신들과 직접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겼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고대이집트 뿐만 아니라 러시아, 중국, 인도, 그리스, 멕시코, 남아메리카 등에서도 토착민들에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중앙아메리카나 남아메리카에 있었던 고대 문명에서도 버섯 모양을 닮은 토기들이 발견되고 여러 주술의식에서 사용되었다는 기록들이 있습니다.
왜 고대 사람들은 이렇게 버섯을 생각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버섯에는 많은 독성분 뿐만 아니라 환각작용을 하는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버섯도 있어서 먹으면 안되는 것이 많이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독버섯 중에 하나가 광대버섯입니다. 화려한 색을 띠고 있지만 먹으면 죽을 수도 있는 무서운 버섯입니다. 또한 독버섯처럼 죽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환각작용을 하는 버섯들이 있습니다. 갈황색미치광이버섯은 대표적인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몸에 해로운 버섯 중에 하나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기록되어 있는 버섯들
우리나라에서 버섯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에 어떤 버섯인지는 모르지만 왕에게 진상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 후에는 조선시대 세종실록지, 증보산림경제 등에는 우리나라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는 표고에 대한 기록 뿐만 아니라 송이, 능이 등의 유명한 식용버섯에 대한 기록이 많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능이와 송이는 재배가 되지 않아서 우리나라에서 비싼 버섯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버섯은 우리들이 살아가는데 많은 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버섯이 만화 속 캐릭터로 나오기도 하고 멋있는 장신구로도 쓰이면서 우리와 친숙하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역사 속 기록에 나오는 버섯들을 보면 버섯을 여러 분야에 걸쳐서 이용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버섯 모양의 건물을 짓기도 하고 버섯을 그림의 소재로 쓰기도 합니다.
사막에서도 발생하는 버섯들
사막에도 버섯이 날까요? 사막에도 버섯이 있습니다. 영어로 땅위의 별이라는 뜻을 가진 먼지버섯 (Astraeus hygrometricus (Pers.) Morgan; Earth star), 그리고 어린 시기에는 하얗고 작은 빵처럼 생긴 말불버섯류 (Lycoperdon spp.), 사막 모래 땅 속에서 돋는 사막송로 (desert truffles; 맛과 향기가 좋아 고급 요리재료), 맛이 좋은 식용버섯 중에 하나로 주름 버섯에 속하는 Agaricus bitorquis 등도 발생합니다.